거지시인 온다
김규동(1925~2011)
철없는 모더니스트 시절
명동에서
내 친구들이
새카만 얼굴의
천상병이 나타나면
야, 저기 거지시인 하나 온다라고
우스갯소리 했지요
상대 나왔다는 친구가
뭐 저러냐
너 또 200원 줘라
그렇잖아도 널 알아보고
이쪽으로 오고 있다고 빈정댔지요
그런데 이상합니다
그때 천상병이를 거지시인이라 놀려주던
친구들은 다 시인이 못 되고
천상병이는 시인으로 남게 되었군요
영원히.
'내가 읽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슬픈 열대 - 황인숙 (0) | 2018.11.07 |
---|---|
계상정거도溪上靜居圖 - 박윤일 (0) | 2018.11.05 |
속수무책 - 김경후 (0) | 2018.10.30 |
바람 불고 고요한 - 김명리 (0) | 2018.10.27 |
혼자 울지 마라 - 정용주 (0) | 2018.10.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