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어머니학교12
이정록
티브이 잘 나오라고
지붕에 삐딱하니 세워논 접시 있지 않냐?
그것 좀 눕혀놓으면 안 되냐?
빗물이라도 담고 있으면
새들 목도 축이고 좀 좋으냐?
그리고 누나가 놔준 에어컨 말이다.
여름 내내 잘금잘금 새던데
어디다가 물을 보태줘야 하는지 모르겄다.
뭐가 그리 슬퍼서 울어쌓는다니?
남의 집 것도 그런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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