흠향(歆饗)
박연준(1980~ )
꿈속에서 아버지가 군대에 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럼 우린 어떻게 살아?
아버지는 대답하지 못하고
고개를 옆으로 기울이더니
사라졌다
실눈을 뜨고
잠에서 겨우 달아났을 때
보이지 않는 곳에서 누군가
사과 깎는 소리
발을 길게 끌며 향기가
둥글게 깎여나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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