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으로 된 성벽
기형도
저녁 노을이 지면
神들의 商店엔 하나둘 불이 켜지고
농부들은 작은 당나귀들과 함께
城 안으로 사라지는 것이었다
성벽은 울창한 숲으로 된 것이어서
누구나 寺院을 통과하는 구름 혹은
조용한 공기들이 되지 않으면
한걸음도 들어갈 수 없는 아름답고
신비로운 그 城
어느 골동품 商人이 그 숲을 찾아와
몇 개 큰 나무들을 잘라내고 들어갔다
그곳에는……아무것도 없었다, 그가 본 것은
쓰러진 나무들 뿐, 잠시 후
그는 그 공터를 떠났다
농부들은 아직도 그 평화로운 城에 살고 있다
물론 그 작은 당나귀들 역시
―『입 속의 검은 잎』문학과지성사, 19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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