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 아버지와 함께 해마다 송이를 따던 곳에서 수삼 년만인 지지난해에 송이 일곱 개를 딴 적이 있었는데, 그때 오랜만에 고향 동산의 송이를 보게 되어 얼마나 반가웠던지. 지난해에는 그 자리에 몇 번 가 보았으나 송이는 끝내 보이지 않았었다. 그런데, 먼 앞바다로 태풍이 올라오고 있어서 비가 내리는 오늘 아침, 나는 다시 송이를 따던 그 산비탈로 가 보았다. 지지난해 활짝 핀 송이를 딸 때가 10월 14일이었기 때문에 올해도 난다면 날 때가 된 것이다. 그 송이구덩이(송이가 나는 곳을 우리는 싀이구디 즉 송이구덩이라 불렀다)에 이르러서 살펴보니 아니나 다를까 활짝 핀 송이의 갓 하나가 보였다. 가파른 비탈을 내려가 따고 보니 옆에도 몇 개 더 있었다. 지지난해에 비하면 9일이나 이른 데도 송이는 피어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