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숲이 지금처럼 무성하지 않았을 적에는 마을이나 논밭 주위, 야산에 산초나무가 많았었다. 소를 먹이러 가거나 나무하러 가면 흔히 볼 수 있었다. 지금도 고향 동산에서 많이 눈에 띄지만 열매를 많이 달고 있는 산초나무를 찾아보기는 힘들다. 울창해진 큰키나무들의 그늘에 가려서 일조량이 부족해졌기 때문이다.산초를 나의 고향에선 '난대'라고 한다. 향이 강하고 독특해서 나는 이 나무를 어릴 적엔 좋아하지 않았다. 어쩌다 이 나무의 잎을 만지게 되면 거기서 나오는 냄새가 싫어서 코를 막곤 했었다. 그런데 나이가 든 후에 언제부터인지 그 냄새가 좋아지기 시작했고, 지금은 일부러 잎을 만지거나 따서 코를 대고 향기를 음미까지 하게 되었다.몇 년 전부터 나는 묵은 밭에다 그 산초나무를 너댓 그루 키우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