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운동 삼아 부근의 단산지 둘레길을 자주 걷곤 한다. 단산지는 하늘에서 보면 큰 손바닥처럼 생겼고, 손가락 같은 대여섯 개의 만(灣)을 따라 들쭉날쭉한 길은 3.5km나 되어서 한 바퀴 돌면서 산책하기에 적당하다. 좀더 오르내림이 가파른 길을 걷고 싶으면 3.7km의 가운뎃길도 있고, 구절송 전망대까지 연결되는 7km의 멀고 높은 바깥길도 있다. 물에서 가까운 그 둘레길을 걷다가 얼마 전에는 길가에 서 있는 미루나무 몇 그루를 만나게 되어 반가웠다. 계곡쪽으로 만(灣)이 깊숙이 들어온 곳의 어두컴컴한 길가에 참나무와 아카시아, 버드나무, 소나무 등과 함께 서 있어서 그동안은 모르고 지나다녔었다. 천천히 둘레길을 걸으며 찾아보니 아름드리 고목이 일곱 그루나 되었는데, 이 나무가 워낙 물러서 수명이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