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텃밭 한쪽에 심은 옥수수의 작황이 좋았다. 씨앗을 새로 사지 않고 작년에 사서 심어 수확한 옥수수자루 두 개를 벽에 매달아 두었다가 심었었는데 유전자가 열성화 하지 않았는지 잘 자랐다. 이제 막 익기 시작하여 며칠 전에는 몇 개 꺾어서 삶아 맛도 보았다. 제철에 먹고 남으면 올해는 조금 냉동해 뒀다가 겨울에 먹어야겠다고, 아내는 김칫국부터 마시고 있었다. 그런데 이틀만에, 어제 아침 텃밭에 가 보고는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었다. 옥수수 이랑이 난장판이 되어 있었던 것이다. 내 키보다 큰 옥수숫대를 옆으로 눕히거나 분질러 갉아먹은 옥수수자루가 땅바닥에 수두룩하게 내동댕이쳐져 있었다. 알이 아직 차지 않은 것은 전혀 건드리지 않고 알이 찬 것만 용케도 골라서 까 먹었다. 텃밭을 둘러친 '노루망' 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