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 평생의 땀이 배어있고 내가 또 가꾸어가야 할 터전인 집앞 텃밭 입구엔 간판처럼 또는 기념비처럼 우뚝 선 바위가 하나 있다. 내가 십 년쯤 전에 축대를 쌓고 경지정리를 하면서 중장비를 동원하여 이 바위를 세웠는데, 그 때 옆에서 지켜보며 이 아들을 대견해하시던 부모님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그 때 심었던, 이 바위곁의 땅거죽을 잔디처럼 덮으며 번져가는 좀누운향나무는 이제 많이 자랐다. 아버지가 이십 년 전쯤에 심으신 단감나무도 바위와 썩 잘 어울린다. 조금 더 아래쪽으로 내려가면, 내가 가끔 나팔을 불 때 무대로 쓰거나 여럿이 앉아 새참이라도 먹으며 쉴 수 있는, 주목과 은행나무와 단풍나무, 노간주나무, 갈매나무 등으로 둘러쌓인 멋진 반석도 둘 있다. 또 여차하면 '이랴!'하고 걸터앉아,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