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어릴 적에는 뒷산에 키가 큰 나무들이 많지 않았다. 등성이 여기저기에는 모래 땅이 그대로 드러난 곳도 많았다. 지금은 소나무, 아카시아, 상수리나무, 굴참나무, 산벚나무 같은 교목(큰키나무)들이 울창하여 고사리나 도라지 같은 산나물이나 약초를 보기 힘들 뿐만 아니라 진달래나 철쭉 같은 관목(직은키나무)들의 개체수도 많이 줄었다. 그런데 떡갈나무는 교목에 속하는데도 온난화 기후 탓인지 예전보다는 많이 줄어서 팔공산에선 눈에 잘 띄지 않는다. 얼마 전 대구수목원에 갔을 적에 오랜만에 떡갈나무를 만나게 되어 반가웠었다. 그 나무는 기후변화 취약 수종으로 모니터링 중이라는 슬픈 내용의 팻말을 달고 있었는데, 꼭 그것 때문만은 아니지만 이 나무를 한 그루 심어 가꾸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떡갈나무는 참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