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읽은 시

껍데기는 가라 - 신동엽

공산(功山) 2017. 2. 11. 18:08

   껍데기는 가라

   신동엽

 

 

   사월도 알맹이만 남고

   껍데기는 가라

 

   껍데기는 가라

   동학년 곰 나루의, 그 아우성만 남고

   껍데기는 가라

 

   그리하여, 다시

   껍데기는 가라

   이곳에선, 두 가슴과 그곳까지 내논

   아사달 아사녀가

   중립의 초례청 앞에 서서

   부끄럼 빛내며

   맞절 할지니

 

   껍데기는 가라

   한라에서 백두까지

   향그러운 흙 가슴만 남고

   그, 모오든 쇠붙이는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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