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읽은 시

아 - 김영승

공산(功山) 2017. 1. 13. 21:22

   아

   김영승

 

 

   아 소리는

   누가 꼬집었든가

   칼로 찔렸을 때밖에

   내본 적 없는데

 

   아

   나는 보고 싶다는 말을 하고 있었군

 

   각목으로

   당구 마세 찍뜻 찍혔을 때는

   욱 소리를 냈었다

   얼굴뼈가 무너졌었다

 

   철갑(鐵甲)같은 살구나무가 알았어 알았어

   수피 (樹皮)를 뚫고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우는 것 같다

 

   아 다음엔

   이어지는 소리가 없어

   좋긴 좋다

 

   아 소리

   낼 데 없으면

   그냥 내보내면 된다

 

   죽은 이들이

   미소 짓는다 하여도

  

 

   —《현대문학2015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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