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개리 복사꽃
박이화
내 몸 속 어디 숨겨진 복사뼈 있듯
우리 언제 한 몸이었던 적 있었는지
내 입술과 유두
저 연분홍 꽃잎이었던 적 있었는지
거뭇한 북쪽 가지 끝의 저 은밀한 홑꽃
일만 년 전쯤
내 음순이었던 적 있었는지
그리하여
나, 오래 전 하나였던
그 몸을 잊지 못하는 듯
이렇듯 꽃 같이 붉은 생리혈 비쳐오면
내 몸은 무작정 아픕니다
복사꽃 피는 그 사나흘처럼
내 몸도 한 사나흘쯤
밤낮없이 그리움 멍울멍울 쏟으며 아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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