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사는 개
고영민
갈비뼈가 고스란히 드러난
고독한 개가 있지
고독하다는 것은 독한 것
물에 비친 제 그림자를 향해
컹컹 짖는
제 이빨로 제 살을
꽉 물고 있는
한때 저 개에게도 주인이 있었지
아침이면 밥그릇에
한 가득 사료를 부어주던,
조이삭 같은 꼬리를 찰랑찰랑 흔들게 하던,
이름을 부르며 불러들이던
메리, 해피!
누가 불러도 쳐다보지도 않는,
붉은 맨드라미 옆을 지나
매미 우는 회화나무 밑을 지나
갈 데도 없으면서 어딘가로 가고 있는
혼자 사는 개가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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