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읽은 시

상강(霜降) - 정끝별

공산(功山) 2017. 10. 14. 18:13

   상강(霜降)

   정끝별

 

 

   사립을 조금 열었을 뿐인데,

   너의

   숫된 졸참 마음 안에서 일어난 불이

   제 몸을 굴뚝 삼아

   가지를 불쏘시게 삼아

   타고 있다

   저 떡갈에게로

   저 때죽에게로

   저 당단풍에게로

   불타고 있다

   저 내장의 등성이 너머로

   저 한라의 바다 너머로

 

   사랑아, 나를 몰아 어디로 가려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