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던 장마가 왔다. 먼 남쪽 바다에 머물러 있던 장마전선이 북상하여 드디어 낮부터 많은 비를 뿌리기 시작했다. 그동안 사흘이 멀다하고 텃밭에 물을 주느라 힘들었는데, 이젠 그러지 않아도 되겠다. 가뭄에 잎이 비틀어져 있던 고추, 토마토, 가지, 상추, 부추, 양배추, 들깨, 울콩, 생강, 호박… 어느 것 할 것 없이 모두가 좋아할 것이다.물소리가 들리지 않던 개울에도 물이 다시 요란하게 흘러갈 것이다. 그 속에 살던 생명들도 다시 제 세상을 만난 듯 활력을 되찾을 것이다. 내가 자주 가는 단산지를 포함한 우리 나라의 모든 호수에 물이 가득 찼으면 좋겠다. 그리고 이것은 정치적 의도가 전혀 섞이지 않은 얘기인데, 이번 장마땐 비가 많이 와서 저 썩어가는 4대강의 닫혀있는 수문들도 활짝 좀 열렸으면 좋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