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무동은 어릴 적에 부모님을 따라 해안장(지금의 불로5일장)이나 검단동의 외갓집에 가기 위해 털털거리는 버스를 타고 가끔 지나다니기만 하던 곳이다. 고등학교 적 하루는 단풍철에 팔공산에서 나오는 버스가 만원이라 타지 못하고, 쌀 한 말을 칡덩굴 멜빵으로 짊어진 채 불로동까지 40리 길을 걷던 지루한 들판길이었다. 가파른 산등성이에 지는 해만 보다가 들판 너머로 떨어지는 해를 볼 수 있던 먼 대처였다. 지금은 그 넓던 들판에 '이시아 폴리스'라는 신 시가지가 들어서고, 고층 아파트들이 대로의 양쪽에 즐비하다. 날씨가 추워진 지난해 11월부터 이곳 봉무동에 살게 되었는데, 옛날부터 궁금했던 이곳 언저리를 아내와 함께 기웃거리며 둘러보고 있다. 고라니가 많은 금호강 바닥길을 따라 동촌 유원지까지 걸어보기도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