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국민학교 동기생들과 함께 멀리 서해 대천 바닷가로 가을소풍을 다녀왔다. 아침 8시에 출발한 대형버스엔 모두 29명이 타서 빈 좌석이 많았다. 나는, 코로나가 다시 확산하는 추세에 있는 때에 밀폐된 버스 안에서 종일 시달릴 것을 생각하면 가고 싶지 않았으나, 회장의 권유에 못 이겨 참석하게 되었다. 코로나 때문에 한동안 모임이 없었는데, 몇 년만에 가는 동기회 소풍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버스가 고속도로에 진입하여 얼마 가지 않아 음주가무는 시작되었다. 지금까지 살아온 그 오랜 세월 동안에 몸에 밴 희노애락을 각자의 십팔번에 실어 모두 풀어놓는 듯하였다. 그러다가 나중에는 차창을 커튼으로 가리고 통로에 나와 디스코 메들리에 맞춰 이른바 '관광버스 춤'을 추었다. 내가 젊었을 적에는 행락철에 길을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