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읽은 시

환향 - 정수자

공산(功山) 2017. 7. 9. 16:09

   환향

   정수자(1957~ )

 

 

   속눈썹 좀 떨었으면

   세상은 내 편이었을까

 

   울음으로 짝을 안는 귀뚜라미 명기(鳴器)거나 울음으로 국경을 넘던 흉노족의 명적(鳴鏑)이거나 울음으로 젖 물리던 에밀레종 명동(鳴動)이거나 울음으로 산을 옮기는 둔황의 그 비단 명사(鳴砂)거나 아으 방짜의 방짜 울음 같은 구음(口音)같은 맥놀이만 하염없이 아스라이 그리다가

 

   다 늦어 방향을 수습하네

   바람의 행간을 수선하네

 

 

    『비의 후문 시인동네, 2016.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