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읽은 시

서풍(西風) - 이육사

공산(功山) 2017. 2. 18. 23:02

   서풍(西風)

   이육사

 

 

   서리 빛을 함북 띠고

   하늘 끝없이 푸른 데서 왔다.

 

   강바닥에 깔려 있다가

   갈대꽃 하얀 우를 스쳐서.

 

   장사(壯士)의 큰 칼집에 스몃는

   귀향 가는 손의 돛대도 불어주고.

 

   젊은 과부의 빰도 희던 날

   대밭에 벌레소릴 가꾸어놓고

 

   회한(悔恨)을 사시나무 잎처럼 흔드는

   네 오면 불길(不吉)할 것 같아 좋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