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읽은 시

숲 - 정희성

공산(功山) 2025. 5. 10. 21:24

   숲

   정희성(1945~)

 

 

   숲에 가 보니 나무들은

   제가끔 서 있더군

   제가끔 서 있어도 나무들은

   숲이었어

   광화문 지하도를 지나며

   숱한 사람들이 만나지만

   왜 그들은 숲이 아닌가

   이 메마른 땅을 외롭게 지나치며

   낯선 그대와 만날 때

   그대와 나는 왜

   숲이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