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읽은 시

설경 - 김영태

공산(功山) 2024. 9. 26. 10:01

   설경(雪景)

   김영태

 

 

   우리 눈 높이 위에 있는 음악이다

   바람이 멎은 후

   꽃나무 사이 풍경처럼 삭막한 음악이다

   표정만한 가벼운 몸 둘레에 따스한 얼굴

   더 소중한 그 무엇을 소망하는 얼굴이다

   우리 시야보다 먼데 있는 종소리다

   귀를 막고 숨어도 들려오는 종소리다

   하여,

   이후에 찾아올 몇몇 친구

   이미 묘비에 잠든 이

   사랑하는 이

   모두 한결같이 들려주고 싶은

   음악이여

   얼굴의 미소여

   저 제야의 종소리는 무슨 연유일까

   사랑한다는 한 마디의 유언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