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읽은 시

반성 - 류근

공산(功山) 2023. 11. 29. 09:02

   반성

   류근

 

 

   하늘이 함부로 죽지 않는 것은

   아직 다 자라지 않은 별들이

   제 품 안에 꽃 피고 있기 때문이다

   죽음조차 제 품 안에서 평화롭기 때문이다

   보아라, 하늘조차 제가 낳은 것들을 위해

   늙은 목숨 끊지 못하고

   고달픈 생애를 이어간다

   하늘에게서 배우자

   하늘이라고 왜 아프고 서러운 일 없겠느냐

   어찌 절망의 문턱이 없겠느냐

   그래도 끝까지 살아보자고

   살아보자고 몸을 일으키는

   저 굳센 하늘 아래 별이 살고 사람이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