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읽은 시

상실의 기술 - 정성환

공산(功山) 2023. 7. 10. 20:33

   상실의 기술

   정성환(1967~ )

 

 

   팔월의 유일한 결말이 구월이라도

   누군가의 팔월이 되었다 돌아가는 팔월의 등을 봅니다

   추억은 얼마나 구체적이던가요

   민어회 떠주던 광안리 횟집에서 술 취해 사랑한다던 말

   여름밤 덩굴지던 능소화의 환한 미소

   밑줄 치듯 손가락 가리키며 읽어주던 시 한 줄

   깊어갈수록 더 외로워진다는 고백

   하나씩 온 길 되짚어 어디로 돌아갈까요

   뜨거운 맹세도

   헤어짐도 없이 어찌 구월이 올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