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읽은 시

여름밤 - 강소천

공산(功山) 2023. 5. 11. 20:19

   여름밤

   강소천 (1915~1963)

 

 

   하늘의 별들이
   죄다 잠을 깬 밤.

   별인 양 땅 위에선 반딧불들이
   술래잡기를 했다.

   멍석 핀 마당에 앉아
   동네 어른들의 이야기를 듣다가
   빗자루를 둘러메고
   반딧불을 쫓아가면,

 

   반딧불은 언제나 훨훨 날아
   외양간 지붕을 넘어가곤 하였다.

   반딧불이 사라진
   외양간 지붕엔
   하얀 박꽃이 피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