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읽은 시
좋은 날 - 김미소
공산(功山)
2023. 2. 7. 10:35
좋은 날
김미소(1989~)
범종 밑에서
작은 개구리가 비를 피한다
무엇이든 지붕이 될 수 있다는 듯
이쪽과 저쪽을 떠돌며 살았다
아버지의 아버지가 죽고 비가 내린다
날씨는 회상하기 좋은 날
하나의 지붕이 가고
또 다른 지붕이
온종일 비를 맞는다
지붕 아래 또 다른 지붕을 내려다보며
울기 좋은 날
어깨가 젖는 줄도 모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