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읽은 시

오늘 - 구상

공산(功山) 2020. 5. 20. 11:04

   오늘

   구 상 (1919~2004)

 

 

   오늘도 신비의 샘인 하루를 맞는다.

 

   이 하루는 저 강물의 한 방울이

   어느 산골짝 옹달샘에 이어져 있고

   아득한 푸른 바다에 이어져 있듯

   과거와 미래와 현재가 하나다.

 

   이렇듯 나의 오늘은 영원 속에 이어져

   바로 시방 나는 그 영원을 살고 있다.

   그래서 나는 죽고 나서부터가 아니라

   오늘서부터 영원을 살아야 하고

   영원에 합당한 삶을 살아야 한다.

 

   마음이 가난한 삶을 살아야 한다.

   마음을 비운 삶을 살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