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읽은 시

날개 - 한강

공산(功山) 2018. 11. 23. 08:37

   날개

   한강

 

 

   그 고속도로의 번호는 모른다

   아이오와에서 시카고로 가는 큰길 가장자리에

   새 한 마리가 죽어 있다

   바람이 불 때

   거대한 차가 천둥 소리를 내며 지나칠 때

   잎사귀 같은 날개가 조용히 펄럭인다

   십 마일쯤 더 가서

   내가 탄 버스가 비에 젖기 시작한다

 

   그 날개가 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