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읽은 시

초혼(招魂) - 김행숙

공산(功山) 2018. 11. 21. 15:20

   초혼(招魂)

   김행숙(1970~ )

 


   위와 아래를 모르고
   메아리처럼 비밀을 모르고
   새처럼 현기증을 모르는 너를 사랑해


   나는 너를 강물에 던졌다
   나는 너를 공중에 뿌렸다


   앞에는 비, 곧 눈으로 바뀔 거야
   뒤에는 눈, 곧 비로 바뀔 거야


   앞과 뒤를 모르고
   햇빛과 달빛을 모르고
   내게로 오는 길을 모르는,
   아무 데서나 오고 있는 너를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