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읽은 시

박주가리 씨앗들이 - 송진권

공산(功山) 2018. 9. 29. 09:52

   박주가리 씨앗들이

   송진권(1970~ )

 

 

   솥 떼어 지게에 지고

   옷 보따리 머리에 이고

   지겟고리 주렁주렁 바가지 몇 개 달고

 

   수수 빗자루는 삐죽

   북어 눈깔은 퀭

   큰 것은 동생 손 잡고

   작은 것은 걸리고

   죽은 것은 업고

 

   소달구지에 살림 싣고

   토끼도 싣고 닭도 싣고

   후

   숨을 몰아쉬며 가서

 

   후우

   옛말 하며 살 때가 오리니

   옛얘기 하며 살 때가 오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