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읽은 시
겨울강 - 박남철
공산(功山)
2016. 4. 26. 12:10
겨울강
박남철
겨울강에 나아가
허옇게 얼어붙은 강물 위에
돌 하나를 던져 본다
쩡 쩡 쩡 쩡 쩡
강물은
쩡, 쩡, 쩡,
돌을 튕기며, 쩡,
지가 무슨 바닥이나 된다는 듯이
쩡, 쩡, 쩡, 쩡, 쩡
강물은, 쩡,
언젠가는 녹아 흐를 것들아, 쩡,
봄이오면 녹아 흐를 것들아, 쩡, 쩡,
아예 되기도 전에 다 녹아 흘러버릴 것들이
쩡, 쩡, 쩡, 쩡, 쩡
겨울 강가에 나아가
허옇게 얼어붙은 강물 위에
얼어붙은 눈물을 핥으며
수도 없이 돌들을 던져 본다
이 추운 계절 다 지나서야 비로소 제
바닥에 닿을 돌들을,
쩡 쩡 쩡 쩡 쩡 쩡 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