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읽은 시
논산 백반집 - 문태준
공산(功山)
2017. 8. 30. 20:07
논산 백반집
문태준
논산 백반집 여주인이 졸고 있었습니다
불룩한 배 위에 팔을 모은 채
고개를 천천히, 한없이 끄덕거리고 있었습니다
깜짝 놀라며 왼팔을 긁고 있었습니다
고개가 뒤로 넘어가 이내
수양버들처럼 가지를 축 늘어뜨렸습니다
나붓나붓하게 흔들렸습니다
나는 값을 쳐 술잔 옆에 놔두고
숨소리가 쌔근대는 논산 백반집을 떠나왔습니다
—『먼 곳』 2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