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읽은 시
八旬이 되는 해에 - 김종길
공산(功山)
2017. 1. 19. 14:47
八旬이 되는 해에
김종길
鏡裏容顔隨歲異
稚心猶自去年吾
―燕巖
燕巖이 말하듯 나이를 더해도
달라지지 않는 건
어릴 적 마음.
어느덧 八旬이라는데 마음은
아직도 바닷가에서 노는
어린아이 같다.
해가 저무는 줄도 모르고
조개껍질이나 줍고
게 새끼랑 어울리다 보면,
갑자기 거센 파도가 덮쳐와
이 한 몸 나뭇잎인 양
쓸어갈 날 있으련만,
그런 건 아랑곳하지 않고
놀이에만 몰두하는
어린아이.
아직은 잔잔한 바다,
하늘에는 하나 둘
별이 돋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