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읽은 시

저울 - 오세영

공산(功山) 2020. 10. 21. 11:33

   저울

   오세영(1942~ )

 

 

   정원의 나뭇가지 끝에
   위태위태하게 매달려 있던 홍시 하나가
   이 아침
   툭 떨어진다.
   긴장한 수평선 한쪽이 한순간 풀어지며
   출렁.
   푸른 물을 쏟아낼 것만 같다.

 

   오늘부터는 그 빈 우듬지에 내 시 한 구절을
   걸어놓으리.